자금세탁방지 규제 앞둔 암호화폐 거래업계 대응책 '속도'
자금세탁방지 규제 앞둔 암호화폐 거래업계 대응책 '속도'
  • 편집부
  • 승인 2019.06.19 00: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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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강남구 업비트 라운지에 설치된 시세 전광판에 암호화폐인 비트코인 가격이 표시돼 있다. © News1 성동훈 기자


(서울=뉴스1) 이수호 기자 = 오는 21일 국제자금세탁방지기구(FATF)가 암호화폐에 관한 규제가이드라인을 내놓기로 하면서 국내 암호화폐 거래사이트도 대응책 마련에 분주한 모습이다. FATF의 회원국인 우리나라도 규제가이드라인을 따라야해 자칫 자금세탁 의심 거래사이트로 찍힐 경우 퇴출 위기에 몰릴 수도 있기 때문이다.

18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최근 빗썸은 '자금세탁방지센터'를 신설하고 자금세탁방지(AML)를 위한 내부 대응책 마련에 나섰다. 빗썸 관계자는 "최근 관련팀을 출범하고 FATF의 AML 기준을 맞추기 위한 대응책을 준비 중"이라고 설명했다.

이미 빗썸은 북한과 이란, 이라크 등 FATF가 지정한 AML 비협조국가 11개국의 거주자가 암호화폐 거래를 하지 못하도록 별도 시스템을 운영 중이다. 자금세탁방지센터를 통해 국내 이용자에 대한 자금세탁도 더 꼼꼼하게 관리한다는 계획이다.

업비트도 최근 미국 다우존스로부터 워치리스트를 제공받기로 하고 AML 시스템을 고도화했다. 거액의 암호화폐를 거래하는 투자자들의 신상과 투자현황을 빠르게 파악해 정부 당국에 제공할 수 있는 시스템을 미리 마련해둔 것이다.

비트소닉은 지난달 22일 카이스트 신승원 교수팀과 공동 개발한 AML 솔루션을 적용했다. 이들이 개발한 'S2 AML'은 비트코인 주소 리스트 1000만개의 거래 기록을 추적 조회해 자금세탁을 일삼는 업체를 미리 판별하는 기술이다. 특히 다크웹 정보를 포함해 다양한 범죄와의 연계 가능성도 역추적해 금융당국에 관련 정보를 선제적으로 제공한다는 계획이다.

대형 암호화폐 거래사이트가 앞다퉈 AML 기준 마련에 나선 이유는 오는 21일 발표될 FATF의 암호화폐 규제가이드라인이 자금세탁방지를 중심으로 만들어질 것으로 전망되기 때문이다.


FATF는 지난 2월 프랑스에서 열린 FATF 총회에서 Δ암호화폐 위험기반 검사·감독(고위험 거래, 사업자 집중검사·감독) Δ암호화폐 송금 시 송금인·수취인정보 수집·보유 Δ정보공유 Δ거래사이트 신고·등록 Δ의무불이행 시 제재 등 자금세탁 방지에 초점을 둔 보고서를 발표했다.

FATF는 이 보고서 내용을 구체화해 암호화폐 규제 가이드라인을 오는 21일 발표할 예정이다. 금융위과 여당은 FATF의 가이드라인을 준수하기 위한 법적 기준을 마련하기 위해 6월 임시국회에서 '특정금융거래정보의 보고 및 이용에 관한 법률(특금법) 개정안' 통과를 추진할 계획이다.

특히 금융당국은 야당의 반대로 특금법 개정안이 통과되지 않을 경우 FATF의 규제안을 담은 가이드라인을 내놓을 것으로 알려졌다.

관련업계에선 이르면 올 하반기, 내년 초 중으로 AML 기준을 충족하지 못한 거래사이트가 사실상 시장에서 퇴출될 것이라는 전망을 내놓고 있다. AML 기준을 충족한 대형 거래사이트 위주로 은행계좌가 발급될 경우 중소거래사이트는 생존을 위협받을 것으로 보인다. 현재 빗썸과 코인원 등 일부 대형 거래사이트에만 은행계좌가 발급되고 있다.

업계 한 관계자는 "AML 시스템 마련에 적잖은 비용이 소요된다는 점에서 중소 암호화폐 거래사이트 모두가 FATF 기준을 충족하긴 어려울 것"이라며 "시장이 정립되기에 앞서 중소 거래사이트를 퇴출시켜 시장을 정화하겠다는 각국 규제당국의 의지가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업계의 또다른 관계자는 "특금법이 통과되지 않을 경우 AML 기준을 충족하지 못한 거래사이트나 조세회피처에 본사를 둔 중국계 거래사이트가 더 음성적인 거래를 통해 시장을 혼탁하게 만들 가능성도 있다"면서 "또다른 역차별이 생기지 않도록 금융당국이 더 철저한 가이드라인을 내놔야한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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