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록IN] 크로스앵글 김준우 "암호화폐 공시 이끈다"
[블록IN] 크로스앵글 김준우 "암호화폐 공시 이끈다"
  • 편집부
  • 승인 2019.07.17 22: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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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준우 크로스앵글 대표가 2일 서울 강남구의 공유오피스 패스트파이브에서 뉴스1과 인터뷰를 하고 있다. 2019.7.2/뉴스1 © News1 민경석 기자


(서울=뉴스1) 송화연 기자 = "기업공개(IPO)는 기업실사나 재무제표를 바탕으로 적정 가격대를 산출하고 주식시장에 상장하는 반면 암호화폐공개(ICO)는 프로젝트가 작성한 백서 하나만으로 가격이 결정됩니다. 코인발행과 상장만 고려하다 보니 상장 후 시세가 불안정한 건 당연한 결과죠. 암호화폐 시장에 공시가 필요한 이유입니다."

김준우 크로스앵글 대표(35)는 최근 뉴스1과 만난 자리에서 "암호화폐 시장이 망가진 이유는 투기꾼 때문이 아니라 공시가 존재하지 않았기 때문이다"라며 "특히 암호화폐 시장은 글로벌 원마켓이어서 공시 표준화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김 대표는 국내 증권사와 삼성전자의 전략팀을 거쳐 김정주 NXC대표가 설립한 투자사 엔액스벤처파트너스에서 투자 관련 경력을 쌓았다. NXC가 암호화폐 거래사이트 코빗, 비트스탬프 인수를 검토하는 과정에 참여했다.

그는 규제기관 없이 발행되는 토큰과 상장 후 관리가 되지 않는 암호화폐 시장의 비정상적인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공시 제도가 필요하다고 판단하고 지난해 11월 크로스앵글을 공동 설립했다.

"대부분의 백서가 기술만 소개하는 경향이 있는데 어려운 블록체인 기술을 이해하는 투자자가 몇이나 있겠어요. 프로젝트도 회사거든요. 기술도 중요하지만 재무정보, 사업정보를 제공하는 게 우선돼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크로스앵글은 지난 3년간 출시된 국내·외 5000개 프로젝트의 백서를 분석했다. 이 정보를 바탕으로 지난 6월 암호화폐 정보공시 플랫폼 '쟁글'을 내놨다. 쟁글은 127개 프로젝트의 사업 및 재무현황, 영업실적 등을 종합적으로 제공한다. 공시 기준은 한국의 다트, 미국의 에드가, 일본의 에디넷과 글로벌 신용평가사들의 기업평가기준의 교집합으로 잡았다. 이밖에도 상장여부, 암호화폐 지분구조 등의 정보도 함께 제공한다. 공시 서비스의 공공성을 위해 이용료는 무료다.

현재 국내 암호화폐 거래사이트 빗썸, 코인원 등이 쟁글을 도입해 공시를 제공하고 있다. 미국, 유럽 등 해외 거래사이트와도 협약을 앞두고 있다. 김 대표는 "쟁글은 스캠(사기)을 가려내고, 투자자의 합리적인 투자를 이끌어낼 뿐만 아니라 가능성 있는 스타트업을 발굴하는 장(場)"이라고 했다.

글로벌 암호화폐 공시 플랫폼 '쟁글' (쟁글 홈페이지 갈무리) © 뉴스1

'스캠 오명을 벗을 수 있게 됐다'며 정보 제공에 적극적으로 나선 개발사를 독려하기 위해 쟁글은 공시 등급제를 도입했다. 개발사가 제공하는 정보가 많을수록 높은 등급을 받는다. 반대로 허위 정보를 게재하거나 공시 내용을 수정하면 페널티를 매기고 협약을 맺은 모든 거래사이트를 통해 공지한다. 프로젝트가 정보제공에 신중을 기할 수 밖에 없는 구조다.

김 대표는 민간기업의 암호화폐 평가에 대해 우려의 목소리가 나오는 것과 관련해선 "국가별 채무상환능력을 종합 평가하고 국가별 등급을 발표하는 국제신용평가기관 피치IBCA와 무디스도 민간기업"이라며 "쟁글은 최대한 많은 정보를 투자자에게 투명하게 공개하는 역할만 한다"고 설명했다.

크로스앵글은 향후 정부기관의 요청이 있을 때 모든 데이터와 노하우를 제공하겠다는 입장이다. 김 대표는 "미국 주식시장도 증권거래위원회(SEC)가 없던 시기에 민간 주도로 성장했다"며 "암호화폐 시장이 안정화되면 중앙기관의 개입이 필수적이라고 생각하며 쟁글은 규제기관의 근거자료가 될 것"이라고 했다.

김 대표는 암호화폐로 전 세계적인 관심을 받은 한국이 민간과 정부의 마찰로 뒤처지고 있는 현실에 대해 안타까움을 토로했다. 그는 "정부가 '암호화폐는 무조건 금지' 입장을 내비치거나 암호화폐 업계가 '무조건적인 규제 요구'를 주장해선 안된다"고 말했다.

"블록체인 산업을 기성 산업과 비교하면 안돼요. 블록체인이 기술·사업적으로 증명된 게 없다고 비난하기보다는 지금까지 뭘 해냈고, 어떠한 가능성을 내포하고 있느냐를 보는 것이 중요하죠. 여러 시도를 용인해주는 사회적 분위기가 마련되면 한국은 이른 시일 내 암호화폐 강국으로 성장할 수 있을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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