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행성 꼬리표 붙은 토종 블록체인 게임…역차별에 운다
사행성 꼬리표 붙은 토종 블록체인 게임…역차별에 운다
  • 편집부
  • 승인 2019.07.19 20: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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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임 '클레이튼 나이츠' 홍보 이미지 (클레이튼나이츠 홈페이지 갈무리) © 뉴스1


(서울=뉴스1) 이수호 기자 = 토종 게임사들이 정부의 눈치를 보느라 암호화폐 보상형 블록체인 게임 출시를 못하고 전전긍긍하고 있다. 암호화폐에 부정적인 정부에 밉보일 수 있다고 판단한 것이다. 이에 따라 해외 게임사에 블록체인 게임 시장의 주도권을 뺏길 수 있다는 우려의 목소리도 나온다.

19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국내 중견게임사 A사는 최근 암호화폐 보상형 모바일게임 개발을 완료하고도 국내 출시를 무기한 연기했다. A사 관계자는 "유나의 옷장 사태 이후 정부 기준안이 나올 것으로 기대했으나 암호화폐 유통에 대해 정부의 부정적인 시선이 여전해 올해에는 해외시장에만 내놓기로 방침을 정했다"고 말했다.

또다른 게임사 B사도 카카오와 사업제휴를 맺고 오는 9월 중 암호화폐 보상형 모바일게임을 내놓으려했으나 정부의 반대를 우려해 암호화폐 보상 콘텐츠는 일단 제외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B사 관계자는 "확정되지 않았지만 게임 운영에는 블록체인 기술을 활용하지만 당장은 암호화폐를 지급하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국내 인기 게임 지식재산권(IP)을 보유한 중견게임사 C사 또한 자체 블록체인 플랫폼을 개발하고도 국내 출시를 머뭇거리고 있다. 이 IP가 국내에서 큰 인기를 얻고 있지만 정부의 시선 탓에 국내 대신 해외에 게임을 내놔야하는 상황이다.

암호화폐 '클레이'를 마케팅 수단으로 활용하고 있는 카카오 블록체인 디앱 게임사들도 오는 9월 출시를 앞두고 게임물관리위원회로부터 철퇴를 맞지 않을까 두려워하고 있다. 자칫 클레이가 거래사이트를 통해 환전되면 이들 모두 사행성 게임사로 평가받을 수 있다고 우려하는 것이다.


이처럼 게임을 개발하고도 업계가 출시를 미루고 눈치만 보는 이유는 게임산업 규제를 맡고 있는 문화체육관광부 산하 게임물관리위원회가 암호화폐를 게임 마케팅에 활용하는 것에 대해 부정적인 탓이다.

게임산업진흥에 관한 법률 제21조에 따르면 PC·모바일 게임 서비스 업체는 게임물을 제작 또는 배급하기 전 반드시 게임물관리위원회에 등급분류를 받아야 한다. 하지만 구글과 삼성전자, 카카오게임즈 등 7개 대형 퍼블리셔(유통업자)는 '자체등급분류사업자'로 분류돼 18세 이용가를 제외한 게임에 대해 자율적으로 연령등급을 매기고 유통할 수 있다.

다만 게임위는 지난해 말 암호화폐 유통이 접목된 게임 '유나의 옷장 for kakao'에 대해 카카오게임즈가 유통사업자임에도 등급 재분류 판정을 내리고 암호화폐 기반의 게임에 대해 사실상 유통 금지 처분을 내렸다. 게임을 통해 암호화폐 '픽시코인'을 얻을 수 있고 이를 거래사이트에서 자유롭게 환전해 현금화할 경우 사행성을 조장할 수 있다는 것이 게임위의 판단이었다.

이처럼 국내에선 게임 내 암호화폐 활용이 불법시되고 있지만 해외에선 이더리움과 이오스를 기반으로 한 암호화폐 보상형 게임이 잇따라 출시되고 있어 업계에선 태동하는 블록체인 게임시장의 주도권이 해외로 넘어갈 것을 우려하고 있다. 특히 최근 출시된 해외 게임의 경우 국내 이용자가 접속할 수 있어 업계 입장에선 현 상황을 역차별로 여기는 시각이 팽배하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대기업인 카카오 블록체인에 대한 게임위 판단에 따라 국내게임사들의 서비스 여부가 결정될 것으로 보고 상황을 지켜보는 중"이라며 "카카오의 암호화폐 클레이가 거래사이트에서 환전되는지 여부가 사행성을 가르는 기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또다른 관계자는 "카카오가 정부의 심기를 건드리지 않기 위해 지갑 사업을 축소하는 동시에 클레이 상장도 하지 않는 방안을 검토 중인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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