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연정 붕괴 쇼크: 엔화 가치 급등, 주가 폭락

14일 도쿄 금융시장은 연립정권 붕괴라는 예기치 못한 정치적 변수로 인해 큰 혼란에 빠졌습니다. 자민당의 오랜 파트너였던 공명당이 연정 이탈을 선언하면서, 다카이치 신임 총리에 대한 기대로 이어졌던 ‘엔저·주가 상승’ 흐름이 급반전되었습니다. 엔화 가치는 급등했고, 주가는 폭락했으며, 안전자산인 금 가격은 사상 최고치를 경신했습니다.
엔화, 151엔대까지 급등…’다카이치 트레이드’의 청산
지난 주말 공명당의 연정 이탈 소식이 전해진 후, 3일간의 연휴가 끝난 14일 도쿄 외환시장은 엔화 매수세가 시장을 주도했습니다. 지난주 다카이치 사나에 자민당 총재의 정책에 대한 기대로 진행되었던 이른바 ‘다카이치 트레이드'(엔화 매도·주식 매수) 포지션을 청산하려는 움직임이 확산되었습니다.
이날 오후 3시 기준 달러 대비 엔화 환율은 지난 주말 종가 대비 1.13엔 하락(엔화 가치 상승)한 1달러당 151엔 71전 전후에 거래되었습니다. 장중 한때는 151엔 60전대까지 하락하며 강세를 보였습니다. 오전 중에는 일본 수출 기업들의 달러 매도 물량이 나왔다는 관측도 엔화 강세에 힘을 보탰습니다. 가토 가쓰노부 재무상은 “지난주 이후 엔저 방향으로 급격한 움직임이 보인다”고 구두 개입에 나섰지만, 시장의 반응은 제한적이었습니다.
닛케이 평균 1500엔 이상 폭락…정치적 불투명성에 투자 심리 위축
같은 날 도쿄 주식시장에서 닛케이 평균 주가는 한때 1500엔 이상 폭락하며 투자 심리가 급격히 냉각되었음을 보여주었습니다. 일본 국내 정치의 불투명성이 증시의 가장 큰 악재로 작용했습니다.
한편, 트럼프 미국 행정부가 중국산 수입품에 100% 추가 관세를 부과할 것이라는 방침을 밝힌 이후 시장의 불안감은 여전히 해소되지 않고 있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의 발언 수위가 다소 완화되기는 했으나, 미중 무역 마찰에 대한 근본적인 우려가 투자자들의 위험자산 선호 심리를 크게 개선시키지는 못했습니다.
‘안전자산’ 금, 사상 첫 그램당 2만 2천 엔 돌파
이러한 국내외 불안 요인 속에서 투자 자금은 안전자산으로 몰렸습니다. 일본 내 대표적인 금 소매가격 지표인 다나카 귀금속공업의 고시 가격은 14일 오전, 전 주말 대비 618엔 상승한 그램당 2만 2,326엔(세금 포함)을 기록했습니다. 이는 사상 처음으로 2만 2천 엔을 돌파한 것입니다.
금 가격은 지난달 하순 처음으로 2만 엔을 넘어선 이후, 불과 2주 만에 약 10%나 급등하며 가파른 상승세를 이어가고 있습니다. 이는 미중 무역 갈등과 일본 국내 정치 불안에 대한 우려로 투자자들이 ‘안전자산’인 금으로 몰려들고 있음을 명확히 보여주는 현상입니다.
한편, 유로화는 달러에 대해서는 소폭 강세를 보였으나, 엔화에 대해서는 약세를 나타내며 1유로당 175엔 71전 전후에 거래되었습니다.